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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장터] 김경식 작가의 <중력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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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김천시장애인복지관
  • 작성일 20-05-15 16:53
  • 조회수 1,403
  •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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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시간

매일 높은 언덕과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다리관절이 자주 투덜거리더니
계단에 걸려 발목을 접질렸다
병원을 찾아 진찰 순서를 기다리는데
손에든 검사지의 빨간 곡선 그래프가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 붙인다
의사는 능선 같은 내 배를 바라보며
운동부족과 식습관을 질책한다
불혹도 넘지 않은 내가 골다공증이라며 뼈를 던진다
탄산음료와 커피, 기름진 고기를 즐겼던 몸에
채식과 칼슘이 많은 멸치와 우유를 섭취하고
하루 삼십분 인간 해바라기가 되라한다
굴종과 굴욕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시간들이
우려낸 사골처럼 빠져 나왔던가
곧았던 목을 숙이며 뻣뻣한 무릎을 꿇으며
온몸의 뼈들이 가기 싫은 길도 가야만 했던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던 다리가
잠시 쉬어가라며 나를 채찍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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