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장터] 김경식 작가의 시 <개장수 아저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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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천시장애인복지관
- 작성일 20-06-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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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수 아저씨
여름이라고 해야 초복 중복 말복 밖에 없는데
삼세 번 더위 밖에 없는데
매미 쓰르라미도 그늘 찾아 울고
동네 어르신도 나무 그늘 찾아 쉬고
윷던지며 화투치며 심심함 달래구나
개장수 오토바이 끌고 동네방네 대고
개에나 여엄소 고양이 삽니다
소리치면 컹컹 짖던 개들도 조용하니
동내도 쥐죽은 듯 조용하더니
개장수 아저씨 이집저집 기웃거리다가
우리 집지키던 복실이 보고
얼씨구 좋아 군침한번 삼키며
돈 몇 푼에 복실이 목매달아 질질 끌려갔다
살랑대는 꼬랑지 어디다가 숨기고
바닥에 두줄 그으며 오줌 싸고 가면
나도 눈물콧물 주룩주룩 쏟으며
개장수 오토바이 뒤쫓아가며
슬픈 눈으로 나를 보던 복실이 생각나서
개장수보다 싫던 부모님
귀신보다 무서운 개장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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